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만화이고
소개되기도 좀 힘든 만화일 듯 합니다만
최근 애프터눈을 펼치면 먼저 펼쳐보는 만화중 하나일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이라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음, 장르를 따지자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싸이킥 배틀'?
['저주(원문 : 呪い)'라고 불리는 사람을 죽이는 이상능력.
이 힘을 가진 사람을 '주력자(呪力者)'라고 하는데
이 힘은 자신도 모르게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일이 많다.
이 힘을 가진 자들을 일반 사회에서 격리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주력자들을 모아 그들만의 군락생활을
하기 위해 만든 마을이 바로 '주가(呪街)'.]라는 설정이
이 만화의 메인이 되는 세계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설정이 존재하는데
주가 내에서는 주력자들끼리의 싸움으로
서로를 죽이는 것이 공식으로 인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죽은 시체는 공무원들이 처리합니다.
아무래도 정부가 만든 마을이다 보니
주가의 거주인들에게 ID카드를 발급하고
마을의 전반적인 상황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존재합니다.
이 공무원들은 일반인이므로 주력자들의 저주의 힘을
피하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일하고 있으며,
주력자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두려워합니다.)
이 만화는 두 명의 주인공을 교차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 '고이시 마오'와
(고이시는 바둑돌이라는 의미.
이 때문에 이름으로 놀림을 많이 받았던 듯.)
여자 주인공 '유아나'는
둘 다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버린 저주의 힘으로
가족들(또는 주변의 사람들을)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죽이거나
그에 준하는 피해를 입힌 사람들입니다.
우선 '고이시' 편에서는 주인공 고이시가
강제로 보내진 마을인 '주가-츠키노미 마을(月ノ見村)'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 여자의 이름은 '카사네'로
17세(일본나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내의 주민들중에서도
최강이라 불리는 4천왕 중의 한사람으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 내의 세력 싸움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쪽 세력의 주력자들이 그녀를 죽이기 위해 덮치지만
오히려 연거푸 그녀의 힘 앞에 죽어버리고 맙니다.
카사네는 그런 살인대결을 아주 냉철히 처리해내는 여자입니다.
(주력자들은 자신의 능력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싸움을 시작하면 상대를 확실히 죽여야 합니다.)
소위 '주가'의 거주자 중에서도 베테랑에 해당하는 여자이죠.
하지만 그런 카사네는 무슨 이유인지 초보자에 해당하는
고이시를 자신의 동거자로 받아들입니다.
또 다른 주인공 '유아나'는 12세(일본나이)의 소녀로
자신의 힘이 두려운 나머지 도망을 거듭하다가
'히요미'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히요미'의 가계는 주력을 중화시키는 특이 체질을 가지고 있는 지라
그 가계는 대대로 이 갑작스러운 주력발현자들을 확보하여
'주가'로 동반하여 데려가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새로이 알게 된 세계의 진실 앞에
처음에는 전율하고 도피하는 유아나이지만
같은 주력자였던 한 노파를 만나고 나서는
자신의 힘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떨치고는
히요미와 함께 주가로 갈 것을 결심합니다.
한편 '히요미'는 과거에 자신의 식구들이
자신의 눈 앞에서 '세리프'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던
한 주력자에게 몰살당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세리프'라는 남자를 만나면
자신의 손으로 죽이려고 다짐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 만화에서 주목할 점은 이야기의 연출입니다.
각 주인공의 에피소드는 독립적으로 시작하지만
끝날 때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연결되면서
전체의 구도가 연결되고 형성되는 형식입니다.
언뜻 독립적인 이야기인 '가지'가
이야기의 전개 과정중에 등장하는 한 아이템을 링크로 삼아
이 만화의 전체인 '줄기'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듯한
작가의 스토리 텔링 능력이 수준급입니다.
예를 들면 애프터눈 6월호에 실린 연재분을 보면
'히요미'의 과거에 등장하는 남자인 '세리프'가
사실은 주가의 4천왕 중의 하나인 '남작'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며
그 마을의 양대세력의 리더이면서
또한 카사네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마지막에 보여줌으로써
(정말 중요한 내용 까발림이라 흰색으로 처리했습니다.
보시려면 마음 단단히 먹고 드래그 하세요.)
따로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두 주인공의
에피소드가 단번에 연결되어 버리는 연출은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만화의
앞으로의 전개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만들어 버립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연재분에서 전 이 만화에 반했습니다.)
또한 '세리프'는 '히요미'의 과거 회상 씬에서 '의미심장한 대사'인
'이 나라를 죽인다'라는 말을 뱉음으로써
주력자들의 세력이 단순한 마을 내부의
패싸움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암시합니다.
이 만화의 아쉬운 점이자
국내에 소개되기는 어렵겠다는 인상을 주는 점은
어딘가 어수룩함과 불쾌감이 약간 느껴지는 그림체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라이트한 독자들에게 호감을 주기 어려운 그림체'이지요.
하지만 어딘가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겹선의 그림체는
이 만화에서 보여지는 독특한 분위기,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이상능력과
그에 따른 불안감과 자기에 대한 공포,
그리고 언듯 평화로워보이지만
'다른 자가 언제든지 나를 죽일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린
살얼음 같은 주가에서의 정상적이지 않은 생활상들이
맞물려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이 만화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맞는 그림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인 '소우모토 소우(惣本蒼)씨는 '2000년 애프터눈 사계상 출신 작가'라는데
그 이전에는 무슨 작품을 그렸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정말 볼 게 별로 없는 애프터눈의 만화 중에서
사계상 출신 작가가 애프터눈다운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이 잡지를 보아오고 있는 저로서는 정말 기쁜 일입니다.
(격월로 연재한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긴 합니다만.)
가능하면 이 만화가 한국에도 소개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간만에 두서없이 복잡한 만화 소개글을 마칩니다.
- 2007/06/12 21:40
- orbg.egloos.com/1583996
- 덧글수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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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메리오트 2007/06/12 22:18 # 답글
소개글만 읽어봐도 상당히 매력적인 만화군요.한번 보고는 싶지만, 국내 정발좀 안해주려나...
산왕 2007/06/12 22:25 # 답글
최근의 애프터눈에서 '이번 달엔 실려 있는지' 확인하는 만화들 중 하나입니다^^
당주 2007/06/12 22:44 # 답글
소개글을 읽어보니 정말 매력적인 내용인데요 '-')음.. 이런건 역시 원판을 구해보는수밖에 없으려나요 ㅇ>-<